아이들 봄방학이 끝나기 전에 가족 여행을 한 번 떠나자는 남편의 제안으로, 우리는 제주도 여행을 고민했었다. 하지만 혹시나 폭설로 인해 비행기 일정이 지연되거나 할 경우 제때 돌아올 수 없는 경우가 우려되어, 차를 몰고 부산에서 오빠네가 있는 수원을 거쳐, 서울 구경을 하고 내려오는 2박 3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1. 여행 1일 차 - 용인 민속촌
네이버 예약으로 한국 민속촌 입장료를 예매하려고 했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민속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그랬더니, 현장 발권을 전제로, 오후 2시 입장 시 1인당 15,0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기존 입장료의 거의 반값에 가까운 금액이었다.
그래서 예약을 하지 않고 민속촌 입구에 있는 키오스크에서 입장권을 발권받았다.
올케언니의 강력한 추천으로 민속촌에 도착한 시간이 대략 오후 3시경이었다. 오전 10시에 출발하여, 휴게소에서 4번을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꽤나 빨리 도착한 셈이다.
우리가 간 날이 평일 오후라 그랬는지, 세계적인 관광지가 맞나 싶을 정도로 한산했다. 몇일 전까지 내린 폭설이 이날 따뜻한 날씨에 모두 녹아내리면서 흙바닥이 질퍽거려 다니기가 불편했지만, 너무 추운 것보다는 그래도 따뜻한 게 낫다 싶었다.
부채춤과 사물놀이 공연을 재미있게 관람한 뒤, 민속촌 내에 있는 전통 찻집에 들러 생강차와 아메리카노, 그리고 초코라떼를 마셨는데, 정말 별로였다. 그냥 따뜻하게 쉴 수 있는 것에 만족했다.
2. 수원 영통 더마레보호텔&웨딩
수원 오빠네 집에 들러 저녁을 함께 먹고, 근처 호텔에 1박을 하기로 했다. 수원 지방법원 바로 앞이고, 맞은편에 홈플러스가 있는 위치였는데, 웨딩을 같이 해서 그런지 호텔이 정말 깨끗하고 무엇보다 1박에 15만 원 정도로 매우 저렴했다.
내부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온 가족이 모두 매우 만족한 1박이었다. (단점이 있다면, 마룻바닥이 온돌이 아니라 발바닥이 시리고 조금 추웠다.)
3. 여행 2일 - 서울 청와대
청와대 관람을 위해서는 아래 사이트에서 미리 관람 예약을 해야한다. 예약 후 카카오톡으로 전송된 바코드를 청와대 입장 시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청와대, 국민 품으로
청와대, 국민 품으로
www.opencheongwadae.kr
작년에 다녀오신 시어머님께서 별로 볼게 없다고 미리 말씀을 해 주셔서 기대는 안 했지만, 진짜 사실 별로 볼 게 없었다. 다만 올해 정권이 바뀌면 이제 더는 청와대를 볼 수 없을 수도 있어서, 아이들에게 이곳에 대통령이 사는 곳이야~라고 보여주고 싶어서 갔던 이유가 컸다.
무엇보다 경봉궁 주변 집회와 차량 통제로 인해 주차할 곳을 찾기가 매우 힘들었다. 수원에서 경복궁까지 오는 데에만도 무려 2시간이나 걸렸다.
3. 부천 - 인천 부평역 숙소
청와대 관람 후, 부천에 들러 예전에 잠시 살았던 동네를 둘러 본 뒤, 예약한 숙소가 있는 인천 부평역으로 향했다. 부평역 지하상가와 테마거리가 유명해서 아이들과 마지막 밤을 즐기러 이곳으로 잡았다.
좀 큰 방으로 잡으려고 파티룸으로 예약했는데, 덕분에 아이들과 조정석이 나오는 영화 '엑시트'와 '파일럿'을 무료로 재미있게 감상했다.
[더휴식 아늑호텔 부평지점 - 홈] 더휴식은 낙후된 공간을 새로운 컨텐츠로 재탄생 시킵니다.
휴식, 그 본연의 가치에 충실합니다.
bupyeongaank.modoo.at
그리고 호텔 근처 짬뽕집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거리에 즐비한 뽑기 가게에서 무료 3만원어치 뽑기도 즐겼다. 토요일 밤이라 젊은이들로 넘쳐났지만 그런 분위기를 아이들과 함께 느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4. 여행 3일차 - 고속도로
오후 1시에 인천을 출발해 부산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 차도 안 막히고 휴게소에 3번 들러 휴식을 충분히 취하면서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장시간 운전으로 고생한 남편과 아픈 허리 때문에 진통제를 먹으며 차를 탔지만 그래도 잘 참아준 아이들에게 고맙고, 무엇보다 매우 만족스러운 2박 3일의 경기도, 서울 여행이었기에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