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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자녀도 은둔청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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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은둔청년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일도 구직활동도 포기한 청년들의 숫자가 올해 7월 기준 40만 명이라고 하며 통계에 잡히지 않은 이들까지 합치면 50만이 넘는다고 하니, 남의 일이 아니다. 실제로 내 주변 지인분들의 자녀들 중에서도 취업 준비라는 이유로 알바도 하지 않고 집에만 있는 청년들이 꽤 있다. 개인사다 보니 자세히 물어볼 순 없지만 그 부모들도 처음에는 걱정하다가도 자식에게 더 큰 부담이 될까 봐 별다른 말 안 하고 답답해도 지켜보기만 하는 듯해 보였다. 

고립·은둔의 원인 

청년들이 고립과 은둔을 선택하는 이유는 한 두가지로 규정하기 어렵다. 이들의 응답을 정리해 보면, 취업의 어려움이 35%, 인간관계의 어려움이 10%, 학업 중단 7.9%, 진학 실패 1.5% 순이다. 하지만 절반에 가까운 나머지 45.6%가 '기타'라고 응답한 것으로 보아, 한 두 가지 이유보다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혹은 그 스스로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고립을 선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은둔청년의 증가는 코로나 19의 영향이 큰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시기 많은 사람들 특히 이제 막 사회로 나아가야 할 청년들에게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작용해, 그들의 마음의 문까지 닫히게 만든 계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은둔 생활자의 생활 

이들 은둔 생활자들은 청년 평균 삶의 만족도인 6.7점에 훨씬 못미치는 3.7점에 이른다. 은둔 청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전반적인 상태는 이렇다. 

  •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다.  75.4% (청년 평균 2.3%)
  • 현 상태에서 벗어나길 원한다. 80% 이상. 이 중 67%가 민간기관 문의 등 실제 노력 의지를 보였으나 도움 받은 응답자는 이들 중 56%에 불과
  • 고립 기간은 1년 이상 3년 미만이 26.3%로 가장 높았고, 3개월 미만도 15.45%, 10년 이상 비율도 6.1%로 적지 않았다.
  • 경제 수준을 묻는 질문에서는 본인만 하층이라고 대답한 경우가 75.5%, 가족 전체가 하층이라고 생각한 비율은 54.3%이다. 일부는 가족은 중상층이나 본인은 하층이라고 답한 비율이 24.2%나 되었다.
  •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느의 질문에서 23.2%가 OTT 등 동영상을 시청하고, 15.6%는 온라인 게임 등을 한다고 밝혔다. 
  • 이들은 스스로 신체 건강이 안좋다고 느꼈고, (56.1%) 정신 건강 역시 나쁘다고 대답했다.(63.7%)

정부 대책 

지난 9월 청년들의 어려움이 날로 커지자, 더 깊은 사회적 골이 생기는 것을 막고자, '청년 복지 5대 과제'를 발표했다. 5대 과제는 1) 가족 돌봄 청년 2) 고립·은둔청년 3) 자립준비청년 4) 청년 마음건강 5) 자산형성 지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새롭게 추가된 고립·은둔 청년 지원은 2024년에 우선 4개 시도를 대상으로 시범 시행하고 2026년 전국 확대 실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립·은둔 청년 지원 대책의 목표는 아래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정확한 대상자 확인 

먼저 온라인 커뮤니티, 방문·전화 상담등 각종 온오프라인 창구를 통해 특별한 이유나 목적 없이 고립과 은둔 생활을 3개월 이상 지속하고 있는 은둔청년을 찾아내는 과정을 진행한다. 

 

2. 은둔 조기 발굴 체계

1) 복지부의 공공 사이트 자가진단시스템을 마련하여 24시간 누구나 이용할 있도록 한다. 

2) 정부 공식 포털 사이트 뿐 아니라 청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적극 홍보한다.

3)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 지인들이 은둔의 초기 증상과 징후가 보이는 청년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129 보건복지상담센터를 운영한다. 

 

3. 사회 재적응을 위한 전담체제 구축 

2024년에 4개 광역시·도를 선정하여(현재는 미정) 온라인으로 먼저 도움을 요청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가칭 '청년미래센터'에 각 8명의 전담인력을 배치하여 자립준비와 함께 고립, 은둔 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대상자의 정확한 상태 파악과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 여부를 결정한 후, 적합한 교육과 상담을 실시한다. 심리·정신 상담의 '자기회복 프로그램' 그리고 독서나 요리, 신체, 예술 활동을 통한 '사회관계 형성 프로그램', 그리고 공동 거주 공간에서 은둔 청년들이 함께 지내며 생활하는 '공동생활 프로그램'등이 있다. 

 

4. 사후관리 

사회로 나가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과 교육을 받고도 다시 고립을 선택하는 청년들의 비율이 45.6%로 높은 만큼, 제대로 된 프로그램만큼이나 이들의 사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다시 좌절과 실패를 겪은 후 그들 자신의 공간으로 다시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전문가와 가족들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20대에 시작한 은둔 생활이 50대까지  

20대에 시작한 은둔 생활은 그대로 방치할 경우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은둔 생활자를 일컫는 '히키코모리'에 대한 조사에서 1990년대 구직활동을 포기한 세대가 지금 50대가 되어 여전히 80대 노부모의 기초 연금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9년에만 중장년 세대의 은둔 생활자가 61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따라서 은둔청년의 문제는 향후 지속적인 사회 문제와 경제적 손실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청년 복지 관점에서 반드시 정부와 사회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은둔과 그들의 가족 

은둔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가종 중 은둔 생활자가 생기면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로 우울과 고립의 감정이 가장 먼저 전달되므로 다른 가조들에게도 정신적인 고통을 안겨준다. 은둔 생활자들이 가족들과도 소통을 잘 하지 않는 이유는 이미 그들이 심리적 사회적으로 매우 위축이 된 상태이고 그로 인한 피해의식이 있기 때문에 가족들의 염려와 걱정을 오도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관련된 책을 권하고 정신과 상담을 함께 갈 것을 권해도 자신을 정신병자로 내몬다며 오히려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고립 생활을 오래 겪은 고위험 은둔 가족원에게 화와 폭력을 경험 한 비율도 70%에 이른다. 

 

그런 점에서 은둔 생활자 본인 뿐 아니라 이들 가족에 대한 도움과 지원도 절실하다. 은둔 가족을 둔 다른 가족들은 신경이 예민해진 은둔 가족에게 어떻게 도움의 손을 내밀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은둔을 경험 중인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전문가와 함께 하는 심리 상담과 치료이다. 마음을 회복하고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교류의 장을 제삼자가 마련해 주어야 한다. 또한 같은 아픔을 가진 당사자들의 모임과 가족들의 연대가 서로에 대해 마음을 헤아리고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문제 해결의 주체자로서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빠른 시일내에 정부의 시범 정책이 마무리되어 청년미래센터가 전국 각지에 건립이 되고 많은 청년들과 그 가족들의 숨통을 틔워주길 간절히 바라본다. 아울러 정부는 청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여러 비영리 민간단체를 적극 지원하여 좀 더 많은 청년들이 하루라로 빨리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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