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계엄령으로 나라가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불꽃에는 기름이 뿌려진 셈이다.
이런저런 뉴스로 종일 뒤숭숭한 하루를 보내고 있던 와중에, 이번 계엄령의 촉발점이 극우 유튜버들 때문이라는 근거 있는 주장이 나왔다. 그중 대표적인 유튜버가,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이봉규란 사람이다. 구독자 수가 무려 91만 명에 육박한다. 그중 두 명은 분명하다. 윤석렬 대통령과 우리 아버지.
이봉규, 그는 누구인가?
잘 알려진 극우 세력이다.
박종진의 쾌도난마, 강적들 등 TV 시사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진 인물로, 최근까지도 2021년 총선의 음모론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으며, 이번 윤석렬 대통령이 비상 계엄 발동 시, 계엄군 280여 명이 선관위에 쳐들어간 목적을 놓고, 윤석렬 대통령이 평소 극우 유튜버들의 영상을 열렬히 시청한다는 사실에서, 그중 대표적인 유튜버가 이봉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봉규 TV를 검색해서 들어가보니 썸네일만 봐도 소름 돋는 영상들이 가득하다.
"계엄 이유 또 하나 더 있다. 북간첩 100만 명, 중간첩 엄청나"
"계엄과 쿠데타는 엄연히 다르다, 오죽하면 여기까지..."
"부정선거가 계엄선포 이유다..."
"국회 해산하고, 선관위 포위하라, 한동훈을 반국가 세력으로 처벌..."
수십 년 간 조선일보 일간지를 받아보던 아버지는 몇 년 전부터 극우 유튜브 방송을 보기 시작하셨는데, 지금은 거의 광적인 팬이 되셔서, 퇴직 후 매일 5시간 이상씩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고 계신다.
지난 총선 이후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니 봐봐라. 이제 우리나라 공산국가 되는 거다. 딱 봐봐라."
나에게는 한없이 상냥하신 아버지의 시뻘겋게 달아올른 흰자와 꽉 깨문 이빨 사이로 흘러나오는 무시무시한 말을 들으며, 나는 아버지는 이제 글렀구나.... 뼛속까지 극우 유튜버들의 말에 완전히 물들었구나 싶었다.
만일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아버지와 같은 상황이라면 이건 굉장히 위험하다. 절대 다른 사람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고 "민주당=좌파=빨갱이=종북세력=공산당" 이런 산술식만 꽉 차 있을 거란 말이다.
실제로 계엄령 발동 이후 대통령 탄핵 가결을 하루 앞둔 지금, 2차 계엄이 의심되는 정황이 군인권센터로부터 확인되었다.
내일 밤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되기 때문에, 절벽 끝에 내몰린 대통령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2차 계엄령은 물론 국지적인 도발까지 예상된다는 썰이 강한 확신과 함께 흘러나오고 있는 이유다.
결국 이 모든 일들이 극우 유튜버들의 거짓 선동으로 인한 것이고, 이봉규 같은 사람들이 60대 이후 나이든 사람들의 뇟속을 잡아먹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이태원 할로윈 참사를 가지고 민주당이 조작했다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주장들로 일부 보수 지지자들을 더욱더 판단 불가한 비이성적인 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