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는 엄마에게 주말은 황금 같은 시간이지만, 아이들과 일주일에 이틀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날인만큼 부모로서의 역할 수행에 대한 부담도 따르기 마련이다. 매주 어디를 갈지, 무엇을 먹을지 고민이지만 이번주만큼은 고민보다 설렘이 더 컸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영화 위키드를 보기로 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뮤지컬 위키드 vs 영화 위키드
사실 위키드를 알게 된 건 딸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에서 뮤지컬 수업을 하면서 위키드 주제곡인 "마법사와 나"라는 노래를 배워오면서였다. 뮤지컬 제목은 기억하지 못하던 딸아이의 흥얼거리던 그 노래를 듣고 멜론에서 찾아보니, 위키드라는 뮤지컬이었다.
2024년 기준 라이온 킹의 뒤를 이어 흥행 순위 2위의 뮤지컬이라니, 여태 이러한 유명한 뮤지컬도 모르고 있었다니 문화인으로서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아무튼 이런 멋진 뮤지컬을 영화로, 그것도 4D로 볼 수 있다니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기에, 나는 아이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토요일 오전 9시 50분 첫회로 예매를 했다.
뮤지컬을 원작으로 했으니 당연히 음악은 기대했지만, 영상미 역시 너무나 뛰어났기에 2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아, 하지만 우리는 4DX로 관람했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둘째 아들은 흔들리는 의자가 아니었다면 1시간 만에 집에 가자고 징징거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초2 이하 남자아이를 데리고 간다면 꼭 4DX를 권한다. 지루할 타이밍에 의자 한 번 흔들어주고 물 한 번 튀겨주면 잠이 확 깰 것이다.
위키드의 줄거리는 잘 알고 있을테지만 두 여성의 우정을 다룬 영화다. 바로 엘파바와 글린다이다. 외모도 성격도 성장 배경도 정반대인 두 소녀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또 헤어지는 과정에서 지금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간관계의 복잡함, 그 속에 얽힌 개인의 욕망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더 깊이 와닿는다.
특히 오즈를 구해 줄 거라 믿었던 마법사가 그 반대로 악의 축이 되고, 오즈를 위해 마법사를 찾았던 엘파바는 그 악함에 맞서려다 '마녀'로 누명을 쓰게 되는 마지막 부분은 믿을 구석 없는 인간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두 아이도 만족했고 나에게도 힐링이 되었던 영화 위키드.
영화를 본 이후 매력적인 배우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를 인터뷰했던 이승국의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두 배우의 외면과 내면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이승국의 고퀄러티 질문은 덤)
https://youtu.be/1QspUdYkWuk?si=2ewmM8s8bAakFWKR
CGV 4DX 영화표 가격
4DX는 주말 첫 회 상영 기준 어른은 15,000원, 아이는 13,000원이다. 만일 평일 첫 회 상영작이라면 조금 더 쌀 것이고 평일 낮과 주말 낮은 1~2천 원 정도 더 비싸지 않을까 한다.
CJ포인트는 거의 적립한 적이 없는데 일단 포인트를 쓴다고 체크를 해 두었더니 자동으로 차감되어서 잔액만 결제되었다.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아이와 함께 볼 영화를 찾으시는 분이라면, 복잡한 머리를 단시간 내에 식히고 싶으신 분이라면 뮤지컬 영화 위키드를 강력 추천한다.
모아나 2도 나왔던데, 이것도 곧 보러 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