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 적 일요일 아침엔 항상 엄마가 식빵 한 봉지를 전부 달달한 계란물에 담근 후 노릇하게 구워 주셨다. 네 가족이 우유와 함께 배 터지도록 먹은 토스트. 지금 생각해 보면 그 토스트가 프렌치토스트였다. 그때는 그냥 달걀에 부친 식빵이었다. 그 엄마표 토스트는 요즘 브런치 카페에 가면 언제나 기본 메뉴에 들어있다. 샐러드와 소시지, 그 안에 두 장 정도 올려진 프렌치토스트는 배부르게 먹기엔 조금 부족한 감이 있다. 푸짐하게 프렌치 토스트만 먹고 싶은 마음에 카페에서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이 메뉴가 전체 메뉴 중 가장 인기가 있었다. 프렌치 토스트를 포함하여, 지난 2년 동안 배달 카페를 운영하면서 가장 만들기 쉬우면서도 인기 있었던 토스트 메뉴 3가지를 공개하고자 한다.
프렌치토스트
프렌치토스트의 기본은 식빵과 계란물이다. 계란물은 항상 넉넉하게 풀어서, 식빵 한 장이 푹 담길 정도로 넓은 통에 담아 두어야 한다.
계란 1개당 우유는 10ml, 설탕은 5g 정도 비율로 잘 풀어 준다. 계란의 알끈과 껍질이 들어있을 수 있기 때문에 체에 받쳐서 걸러 준다.
식빵 한 조각을 대각선으로 자른 다음 계란물에 푹 담근 후, 버터를 두른 팬에 노릇하게 구워준다. 식빵 2장 (자른 상태로 4장)이 1인분에 해당한다. 이쁘게 종이 상자에 담아내고, 그 위에 슈거 파우더 혹은 흰 설탕을 뿌린다. (달기 조절을 위해 설탕은 옵션으로 넣어 선택사항으로 하면 좋다.)
■ 추가 Tip
- 식빵은 롯데 아이러브 토스트 식빵이 가장 토스트에 적합하다.
- 달걀 노른자는 색이 진한 게 구웠을 때 색감이 이쁘다.
- 식빵을 두 조각으로 자르는 이유는 잘린 표면에도 계란이 묻기 때문에 더 고소한 맛을 낸다.
- 버터 대신 마가린을 써도 맛에 큰 차이는 없다. 단, 식용유는 특유의 냄새가 나기 때문에 사용을 하지 않는 게 좋다. 무가염 버터를 쓴다면 메뉴에 설명을 추가해 주면 더 많은 선택을 받을 순 있다. 단 가격이 문제.
계란 토스트
극강의 달달함과 고소함을 느낄 수 잇는 계란 토스트는 한 번 먹으면 두 번 찾게 되는 마성의 토스트로, 엄청난 인기를 얻은 메뉴이다. 맛과 가격에 비해 만드는 방법이 너무 간단해서 주문을 받으면 웃음이 지어지는 그런 효자 메뉴이다.
- 식빵 2장과 마요네즈, 계란 1개, 설탕만 있으면 된다.
- 식빵 2장을 나란히 펼친 후 2장 모두에 마요네즈를 펴 바른 다음 설탕을 뿌린다.
- 2장의 식빵을 위 아래로 쌓는다.
- 윗면 사각 테두리를 따라 마요네즈를 두툼하게 짜서 올린다. 마요네즈 위에 설탕을 다시 뿌린다.
- 중간에 계란을 톡 깨뜨려 올린다. 잘 익도록 포크로 세 번 정도 찔러서 터뜨려 준다.
- 오븐에 넣고 190도에서 10분 조리한다.
- 테두리의 마요네즈가 갈색으로 변하고 노른자가 80% 정도 익으면 꺼낸다.
- 컷팅을 하면 노른자가 흘러내릴 수 있기 때문에 통째로 용기에 담는다.
■ 추가 Tip
- 마요네즈는 오뚜기를 써야 한다. 다른 걸 써보니, 흐느적 흘러내려서 모양이 안 이쁘다.
- 계란은 중간 크기를 써야지, 너무 크면 마요네즈 테두리 밖으로 넘쳐서 흘러내린다.
- 가끔 노른자가 익지 않은 상태로 손님께 나가는 경우가 있다. 반드시 메뉴 설명에 반숙 상태로 나갈 수도 있다고 쓰고, 완숙이 꼭 필요하 경우 문의 사항에 남겨달라고 적어 두는 게 좋다.
- 설탕이 좀 많은 것 같지만, 이 메뉴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너무 적게 들어가지 않도록 충분히 뿌린다.
홍콩 토스트
서울 어딘가에 이 홍콩 토스트를 하는 카페에서 아침부터 엄청난 줄을 서서 먹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생각보다 매우 단순한 메뉴라 비싸게 먹을 필요가 없고, 브런치 카페에서도 이 토스트를 하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출시한다면 여성 고객들의 마음을 한 번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오리지널 홍콩 토스트는 기름에 튀기듯 조리가 되지만, 지나치게 기름에 튀기는 것 보다 앵커버터에 구워내면 건강도 맛도 더 살릴 수 있다. (고객들이 더 좋아한다.)
- 카야쨈(브라운), 앵커버터, 식빵 2장, 연유, 비정제 설탕이 필요하다.
- 2장의 식빵에 모두 카야잼을 바른 후, 서로 마주보도록 하여 겹친다.
- 버터 1조각을 먼저 팬에 두른 후 녹인다. 조금 넉넉하게 두르는 게 포인트다.
- 2장을 겹친 상태로 계란물에 충분히 담갔다가 빼어, 달궈진 팬에 올려서 노릇하게 굽는다.
- 다른 토스트보다 조금 더 많이 구워서 갈색을 더 많이 낸다.
- 완성된 토스트 위에 비정제 설탕을 뿌린다.
- 그 위에 버터 한 조각을 올린 후 연유를 뿌린다. (연유는 달기 조절이 가능하게끔 옵션으로 하자.)
■ 추가 Tip
- 많이 달기 때문에 아메리카노와 잘 어울린다.
- 버터는 배달 중 녹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은 미리 메뉴 설명에 기재해 두는 것이 좋다.
토스트 메뉴의 장점
내가 배달 카페를 하면서 15가지 넘는 토스트 메뉴를 판매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로스가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식빵은 유통기한도 길고, 여름에는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30분 전 자연해동 하면 처음 산 것과 같이 뽀송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샌드위치와 다르게 야채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야채 로스를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다른 재료들도 모두 유통기한에 구애받지 않는 것들이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식 문화의 특성상, 음료 외에는 4계절 내내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을 "대접 받는다." "든든하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토스트는 특별한 메뉴가 아니더라도 갓 만든 따뜻한 음식이기에 꾸준히 찾는다.
다음번에는 브런치 배달 카페 메뉴 추천 토스트 특급 레시피 2탄을 가지고 다시 찾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