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65세부터 성공적인 노년을 보낼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방영되어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대한노인병학회 소속 의사들을 대상으로 질문하고 답변받은 내용에 의거하여, 65세 이상 노인들이 건강 관리에 어떻게 신경을 써야 하는지, 무엇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지, 방송된 내용 주 중요 내용만 정리해 보았다.
대한노인병학회 의사들이 꼽은 노인 건강 관리 노하우
1. 만성질환이 있는 65세 노인이 가장 주의해야 할 질병은 바로 치매이다.
이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치매'를 꼽았다. 왜 그럴까?
치매는 치료 비용이 높고 치료 기간이 거의 남은 생에 전부라 할 수 있기 때문에 긴 시간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질병이다. 독립생활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거동에 불편함이 없었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24시간 보호가 필요한 환자가 되어 버린다. 따라서 현재 노인들 역시 치매를 가장 피하고 싶은 질병이라 여기고 있다.
1-1.뇌 기능 개선제가 치매를 막을 수 있는가?
치매 예방으로 뇌 기능 개선제를 먹는다고 해서 치매가 안걸리는 것은 절대 아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 혈관성 인지 저하를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는 효과가 있지만, 그 어떤 연구에서도 뇌 기능 개선제가 치매를 늦추거나 막을 수 있었다는 결과는 없었다. 따라서 정상인이 치매를 막기 위해 일부러 먹을 필요는 없다.
1-2. 치매 예방을 위한 실천법은?
대한치매협회에서는 치매 예방을 위한 실천법인 '진인사대천명'의 6계명을 발표했다. 해당 사이트로 들어가면 치매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1-3. 치매 예방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조기검진이다.
조기검진은 60세 이상이라면 1년에 한 번씩 꼭 해야한다. 치매 안심센터를 가면 무료로 인지선별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한국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65이상 이상의 절반 이상은 고혈압, 고지혈, 당뇨, 관절염 등의 3가지 이상 질병을 이미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때문에 1인당 월평균 진료비 역시 65세 이상 인구에서 인구 전체 월평균 진료비인 17만 2천 원 보다 2.6배 높은 44만 6천 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간병비이다.
대한노인학회 의사를 대상으로 65세 이상 노인에게 가장 신경 써야 할 질병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래와 같이 답변했다.
2. 65세 이후부터는 근감소증을 가장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체육교사로 평생을 건강하게 지낸 오른쪽 할아버지는 몇 년 전 역류성 식도염 질환으로 인해 현재 42kg까지 몸무게가 감소하여, 건강한 75세 할아버지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되자 모든 일상 활동에도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대한 근감소학회에서 제시한 근감소증 자가진단 설문 조사에서 총점수가 4점을 넘으면 근감소증을 의심해야 한다.
항목 | 질문 | 점수 | ||
전혀 어렵지 않다. | 좀 어렵다. | 매우 어렵다 | ||
근력 | 무게 4.5kg을 들어서 나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 0 | 1 | 2 |
보행보조 | 방안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걷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 0 | 1 | 2 |
의자에서 일어나기 | 의자에서 일어나 침대로 옮겨 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 0 | 1 | 2 |
계단오르기 | 10개의 걔단을 쉬지않고 오르는 것이 얼마나 어러운가? | 0 | 1 | 2 |
낙상 | 지난 1년 동안 몇번이나 넘어졌는가? | 0(넘어진적없다.) | 1 (1번이하) | 2(2번이상) |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당량의 영양소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65세 이후가 되면 식욕이 떨어지고, 고기를 씹기가 불편해지는 것은 물론, 소화가 어렵다 보니 고기 섭취를 자연히 줄이게 되고 소식을 하게 된다. 그러나 오히려 이 시기에 더 많은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또한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양은 1,500Kcal ~ 2,000Kcal이기 때문에 반드시 적당량 이상을 먹어야 한다.
3. 노년의 건강을 위해 지금 당장 버려야 할 습관은 바로 저 신체활동이다.
신체활동이 없다 보면 근감소증 혹은 내장 지방이 쌓여 비만에 이를 수 있다. 노년기 비만은 당뇨 및 각종 혈관성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나이가 들어 사회 활동이 줄어들게 되면 자연히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젊었을 때 아무리 활달하고 운동을 많이 했다 하더라도 나이가 들어 근육이 빠져나가거나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쌓이게 되면 혈액순환은 더 떨어지게 되고 갖가지 질병이 찾아오게 된다.
따라서 65세부터는 가만히 소파에 앉아있거나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빨리 죽음에 가까워지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4. 65세 이후 '걷기 운동' 이외에 가장 많이 의사들이 추천한 운동은 '계단 오르기'이다.
대한노인병학회 회원 의사들에게 걷기 운동 외에 65세 노인들에게 추천하는 운동에 대해 질문한 결과, 1위는 계단 오르기로 나왔다. 꾸준한 계단 오르기는 하체 근력의 소실을 막아주어 낙상 위험을 줄여, 침상생활을 늦춰주는 가장 효과적인 운동 중 하나이다. 다만 무릎 건강이 좋지 않을 경우 무리하여 계단을 오르기보다는 맨손 체조와 실내 자전거, 수영 등의 운동으로 걷기 운동을 보완해 주면서 운동의 양을 늘려주는 것이 좋다.
- 5위 : 스쾃
- 4위 : 실내 자전거
- 3위: 수영
- 2위 : 맨손체조
- 1위 : 계단 오르기
5. 건강기능식품 중 한 가지만 꼭 먹어야 한다면 종합비타민을 먹고, 과다한 약 복용을 중단하라. (2위는 비타민D, 3위는 먹을 필요 없다.)
삼시 세 끼를 규칙적으로 골고루 잘 먹을 경우 비타민을 추가로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러한 건강기능식품 역시 우리가 복용하는 '약'의 가짓수를 더 늘릴 뿐이며, 과도한 약의 복용은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에 의해 과도하게 근이완제나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게 되면, 노인들에게 치명적인 잠재적 노인 부적절 약물이라고 하여, 의식 혼탁, 인지기능 저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들 약물로 인해 치매와 비슷하나 증상이 나타나면 또 그것을 잠재우기 위해 인지기능 개선에 필요한 또 다른 약물이 처방되면서 복용해야 하는 약이 엄청나게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노인들의 통증을 무조건적인 진통제에 의존하기보다는, 계속되는 통증이 숨어있는 우울증은 아닌지 정신 건강을 한 번 더 살피는 것이 중요하며, 관절염 개선을 위한 근력 운동 처방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2022년 국민건강보홈공단의 조사에 의하면, 약에 의한 부작용을 치료하기 위해 또다시 약을 처방받는 이른바 '처방연쇄현황'에서 20종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인구가 약 3만여 명에 이른다. 특히 25종 이상을 먹는 초고위험 복용자의 경우, 하루 33.8개의 약을 먹었는데, 1년 치를 계산해 보면 1리터 생수 페트병 가득 13개 분량을 먹은 것과 같다.
따라서, 현재 10개 이상의 약을 복용하고 있고, 최근에 근육이 급격히 빠지거나, 식욕이 떨어지고 있다면, 약을 너무 많이 복용한 것은 아닌지 반드시 점검이 필요하다.
약을 늘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 건강을 관리해 줄 한 명의 주치의가 있는 것이 좋다. 유명한 의사를 이 의사, 저 의사 찾아다니다 보면 종합적인 관리가 되지 않아, 중복, 다량으로 약을 처방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한 명의 주치의와 자주 상담하고 진료받는 것이 좋다.
마무리
건강하게 사는 '웰빙'에서 이제는 행복하게 잘 죽는 '웰다잉'이 주목받고 있다. 그만큼 길어진 유병 생활에서 어떻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는 65세 노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젊어서 열심히 벌어 놓은 돈으로 간병비에 그 돈 다 쓰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삶이 아니다. 조금 덜 벌더라도 평소에 근력을 저축하면서 소박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더 오래 독립생활을 하다가 갈 수 있는 현명한 길일 것이다.